그림책의 특성
상태바
그림책의 특성
  • 정우용 한국독서문화교육원
  • 승인 2018.02.28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우용 한국독서문화교육원

그림책은 예술의 한 부분인 그림과 문자가 일체가 되어 만든 책이다. 그림과 이야기가 서로 융합된 그림책은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듣기만 하는 것보다도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그림책은 1658년 코메니우스가 최초로 그림이 삽입된 교과서를 만든 것이 그 시초이다. 어린이의 존재가 무시된 어린이관에 대하여 어린이의 현실에 입각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만든 것이 그림책이며, 이것이 오늘의 어린이용 그림책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책의 그림은 이야기의 줄거리와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위한 삽화였었다. 물론 현재도 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금의 그림책은 그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 이야기를 듣고 있는 어린이들이 자기와 동일시할 수 있는 주인공이 그림과 말로써 표현되어 있는 그림책 속에서 어린이의 상상력은 풍부해진다.

또한 그 경험이 축적됨으로써 글자를 배운 다음에는 저항없이 즐거운 책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상상력이 풍부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다. 어린이는 태어날 때부터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나온 것은 아니다. 출생 후 직접, 간접의 체험을 통해서 획득하는 것이다. 체험이 풍부하면 상상력도 풍부해진다. 그림책은 유아, 어린이에게 체험을 풍부하게 하는 기회를 준다.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창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수 만 종의 그림책이 출판되고 있지만 그 중에는 좋은 그림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입체적 그림책’이니 ‘말하는 그림책’이라고 하는 것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림은 원래 평면으로 되어있다.

또한 평면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린이 스스로 그림을 입체화하여 재인식 하는데 뜻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입체화한 그림은 어린이의 상상력을 방해한다. 조립식 장난감을 사주어 스스로 만들어 보게 하는 것이 아니고 완제품 장난감을 사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성우들의 능숙한 대사의 낭독을 녹음한 말씨보다 조금은 서툴더라도 어린이에게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어린이의 음성이 보다 효과적이며, 더욱 좋은 방법은 어머니의 음성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이라고 해서 누구나 소홀히 그릴 수는 없으며, 자격과 재능이 있는 화가의 정성스러운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린이의 이야기를 누구나 쓸 수 없는 것과 같이 그림도 아무나 그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림책을 살 때는 꼭 그림을 그린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의 눈은 어른보다 훨씬 섬세하고 예리하다. 어른이 발견하지 못한 잘못된 그림을 어린이는 무섭게 찾아낸다.
이야기의 계절은 여름인데 나뭇잎 색깔을 빨갛게 그린 것도 어른은 무심이 지나치지만 어린이는 찾아낸다. 화가의 어린이 사랑이 크면 클수록 그림의 수준도 높아진다.

만화책이 어린이에게 끼치는 해독은 그것이 만화라는 사실 자체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의 사람들의 무책임하고 저속한 작품이라는 데서 오는 것이다. 예술품으로서의 좋은 그림을 어려서부터 접촉하게 하여 그림을 보는 눈의 소양을 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으로 주의할 점은, 어린이는 형태나 모양뿐만 아니라 그림의 세부성과 정확성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면 백설공주의 이야기에 일곱 요정이 있으면 꼭 일곱 요정이 있어야 한다. 많아도 적어도 안된다. 또 순희가 빨간 운동화를 신고 어머니와 외갓집에 간다고 할 때 그림에서 운동화의 색이 빨간색이어야지 파란색이 되어서는 용납하지 않는다. 어린이는 문자 그대로 이야기를 해석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섬세함에 충실한 그림을 좋아하며, 능동적인 그림을 좋아한다. 어린이들이 뛰어 놀고 동물이 뛰고 사물이 활동하는 그림을 좋아한다. 물론 그림이 주인공의 기분과 행동을 잘 해석해 주어야 한다. 그림 동화책은 이야기를 듣거나 읽으며 동시에 그림을 보는 것이므로 이야기의 장면과 그림이 같은 면에 있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린이는 흥미를 잃게 된다.

최근 어린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목적이 글자를 빨리 깨치게 하기 위해서라든가,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든가, 글짓기를 잘 하기 위해서라든가 등등의 목적이라면 오히려 그림책의 소중한 가치를 잃게 된다. 그림책의 으뜸 가치는 어린이의 즐거움과 기쁨이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앞세운 잡다한 목적 때문에 그림책 본래의 즐거움과 기쁨을 어린이로부터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엄마, 아빠와 함께 서점에 가서 그림책을 사고 함께 읽는 속에 이미 부모가 기대하는 여러 가지의 목적은 달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풍부한 상상력은 어린 시절 부터의 독서력이며, 그 열쇠는 좋은 그림책 속에 있다.
그림책이 상상력의 출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