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곳 고쳐주고 머리도 깎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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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 고쳐주고 머리도 깎아주고…
  • 박현진기자
  • 승인 2018.03.22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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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면 지석교회 황인호 목사
5년째 3월이면 의료-미용봉사
황인호 목사(오른쪽)와 의료봉사단이 환하게 웃고 있다.
황인호 목사

지난 18일 동이면 석탄2구 마을회관이 6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르신들만 모였나 했는데 어린아이에 훤칠한 대학생, 직장인인 듯한 30대 여성과 청장년층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들고 났다.

거실, 작은 방, 부엌 등 어느 곳 하나 발 디딜 틈 없는 회관에서 어떤 이는 안마의자에 앉아있고, 또는 누워서 링거를 꽂고 있고, 어떤 이는 뜸을 뜨고 침을 맞고, 진맥을 보는 이에 상담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현관 밖 작은 창고와 마당까지 꽉 찬 사람들 사이로 앞치마를 두른 미용사와 머리를 깎고 있는 어르신들도 보였다.
바로 황인호(51·지석교회 담임목사) 목사가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5년째 치르고 있는 의료봉사의 날이다.

황 목사는 대전 함께하는교회 신도로 구성된 의료봉사단과 푸른희망교회 신도로 구성된 미용봉사단을 초청, 1년에 한번 3월 셋째주 일요일에 주민봉사를 주선해왔다. 내과, 이비인후과,  치과, 비뇨기과, 한방 등 다양한 분야의 의사, 약사, 간호사로 꾸려진 봉사단은 혈압이 높거나 관절염을 앓는 주민들을 위해 영양수액을 놓아주고 침을 놔주기도 하고 약을 제조해 주기도 한다.

지양리와 석탄리 중간에 있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지석교회가 설립된 것은 30년 전. 황 목사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신도 10여명의 작은 교회로 들어와 어느덧 20년을 보냈다. 신도가 적어 교회 운영도 어렵지만 부인 이경선(49)씨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마을과 주민 지킴이 역할을 도맡아왔다.

석탄1리에서 왔다는 이옥임(84) 할머니는 “난 윗동네 살지만 목사님이 자기 차로 태워오고 데려다준다”며 “영양제도 맞고 아픈 허리 치료도 받을 수 있어 너무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2007년 석탄리로 귀농한 마을주민 안남선(69)씨는 “나도 (대전의 다른)교회를 다니지만 이런 목사님 세상에 없다”며 “얼굴 내기 위한 봉사는 많이 봤지만 황 목사님처럼 젊은 나이에 20년을 한결같이 진심이 느껴지는 봉사를 하는 이는 흔치 않다”고 극찬한다. 이어 “동네 어르신들이 급한 일이 생기거나 읍내 병원을 간다거나 하면 차로 모셔다 드리고 어느 가구에 안좋은 일이 있다 하면 먼저 달려간다”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황 목사는 “칭찬을 받을만한 일을 한 게 아니다”라며 “하나님의 뜻으로 그저 ‘섬기러’ 왔을 뿐,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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