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밭 씨마늘처럼 왕겨 덮고
춥고 혹독한 겨울을 지나온 나는
소쩍새 울음처럼 마늘쫑도 싱그러운
잘 생긴 육쪽마늘이 된 줄 알았다
참숯마냥 빛나던 머리칼
어느새 다 없어진 오늘
아뿔싸!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퍼마켓에서 파는
표백제 바른 깐 마늘이 되었음을
나는 이제 알겠다
◇약력
·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명예교수
·소설 ‘황성옛터’, ‘선(船)’, ‘거인’ 외
·시집 ‘아침의 예언’, ‘시집 보내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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