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복지 옥천군 ‘치매안심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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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복지 옥천군 ‘치매안심센터’ 가보니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07.19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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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군 단위 지자체 유일 치매안심마을 시범운영
예방~치료 원스톱 서비스… 재활시설 없는 신축 센터 우려
군수 공약 치매안심병원 건립 시 선진 치매관리 도약
옥천군 치매안심센터 치매예방교실이 지난 13일 청산면 한 경로당에서 열렸다. 기록적인 폭염이 휩쌌던 이날 교육에 참여 할머니들의 뜨거운 교육열은 폭염도 가로막지 못했다.

# “올 때 모자를 쓰고 왔는데 내 모자 어디있지?”
지난 13일 청산면 한 경로당. 옥천군보건소 치매안심센터가 어르신들의 치매 없는 건강한 삶을 위한 예방교육에 참석한 한 할머니가 휘둥그레 주변을 살피며 쓰고 오지도 않은 모자를 찾으며 내뱉은 말이다. 이내 “안 쓰고 왔나?”하며 찾기를 체념한 할머니 얼굴이 허탈감으로 가득 찼다. ‘깜빡 정신’이라고 웃어넘기기엔 왠지 불안하다.

# 겨울과 봄이 맞선 지난 2월 말경. 동이면 금암리에 사는 한 치매 할아버지가 길을 잃고 헤매던 것을 적하리 인근에서 찾아 가족에게 인계된 사건이 발생했다. “집과 먼 거리는 아니였지만 외진 곳에서 몸을 웅크린 채 행여 추운 날씨에 무슨 변고는 발생되지 않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만저만 걱정한 게 아니였다” 수색에 참여한 성민영 옥천군자율방범대장은 가슴을 쓸어 내렸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치매환자 매년 큰 폭 증가
치매 초기서부터 진행 중인 관내 환자만도 지난 2015년 546명에서 2016년 637명, 지난해 854명에서 올해 932명(6월 말 기준)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중 749명만이 병원에서 입원치료중이다.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183명은 가족들에 의해 가정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치매상담센터를 처음 운영하면서 치매를 가족의 책임범위에서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상담업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다가 문재인 정부들어 지난 6월 ‘치매관리법’을 개정하고 본격적으로 국가적 책임으로 인식하면서 전국 모든 지자체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운영에 들어갔다.

치매안심센터는 크게 예방과 치료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들을 대상으로 예방교실과 함께 조기검진을 실시한다.

옥천군 예방교실은 상반기(1~3월)엔 관내 12개 경로당에서, 하반기(7~9월)엔 15개소에서 운영된다. 다양한 만들기와 색칠하기, 레크레이션 등이 펼쳐진다. 이날 기자가 찾은 청산면 한 경로당에선 심리적 안정을 돕는 허브방향제 만들기가 열렸다. 10명이 참석한 이날 교육에 할머니들은 물에 개인 석고에 라벤더오일을 섞은 후 치자, 백향, 대자석, 정향 등으로 예쁜 꽃모양을 만들었다. 어르신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한약재와 허브향으로 방향제를 만들어 침실이나 거실에 놓기로 했다.

당번제로 운영되는 경로당 청소도 마다하지 않는 최고령 구순의 김순자 할머니는 “가끔 정신이 깜빡거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하지만 치매에 걸릴까 걱정여”라며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 소원”이라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소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경로당 다른 방에선 할아버지 몇몇이 TV시청 중이다. 할머니들만 있는 방에 할아버지가 끼어들기엔 마음이 허락지 않는다. 결국 귀중한 교육임에도 할아버지들에겐 관심 밖 교육이 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정미 강사는 “할머니들은 모든 교육에 적극적인 반면 할아버지들은 참여를 꺼려한다”고 말해 치매는 할아버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여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예방 다음 조기발견 중요
옥천 치매안심센터는 지난해 6550명을 대상으로 조기검진을 실시해 595명의 인지저하자가 발견돼 정밀검사 결과 239명이 치매환자로 판명됐다. 이들은 조기발견으로 치매 자체가 완치가 불가능한 상황에 진행속도를 늦추는 등 치료에 들어갔다. 센터는 이러한 치매환자와 주민을 1:1로 매칭, 마니또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월 2회 환자를 방문해 대화를 나누며 심리치료적 효과를 누린다. 여기에 참여한 주민이 50명에 이른다. 또한 치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인지강화 프로그램을,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치매가족을 위해 약제비·기저귀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자조모임을 통해 환자를 돌보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상호 정보교환도 나눈다.

안심마을 시범사업…행자부 장관상수상
옥천군은 치매안심마을 시범사업에 선정돼 지난 1~4월까지 4개월 간 운영했다. 서울 동작구와 광주광역시 동구와 함께 진행된 이번 사업은 군 단위 지자체로는 유일하다. 군민 전체를 대상으로 치매인식개선 선포식에 이어 교육과 극복 걷기대회, 인지강화 프로그램 등은 환자는 물론 주민의 인식개선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사회적 가치구현 시민참여 부분 우수 지자체 경진대회’에서 행자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센터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센터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금과 도·군비를 포함 총 18억 원을 투입, 옥천읍 금구리 가화쌈지공원 일원에 들어선다. 건강교실과 가족카페, 다목적실 등이 마련돼 체계적 서비스가 기대되나 치료의 과정으로 환자의 재활시설은 기존 보건소를 그대로 이용할 계획이여서 센터와는 상당한 거리에 있어 불편이 예상된다.

민선7기는 ‘군립 치매안심병원’ 건립을 공약사항으로 추진 중이다. 세부적 추진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실효성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심병원이 건립될 경우 안심센터에 이어 옥천군은 치매에 대해 예방에서부터 치료까지 전문병원을 통해 완벽한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와 그의 가족은 물론 어르신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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