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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스파이크 슈거 크래시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 승인 2018.10.11 16:47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슈거 스파이크, 슈거 크래시’라는 말은 한 마디로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다가, 다시 곤두박질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혈당이 급격하게 등락을 거듭하는 현상은 살을 찌게 할 뿐만 아니라 피로감과 무기력증을 일으키고, 대사증후군과 같은 증후군이나 질병에 수반되어 나타나게 된다. 그러면 어떤 경우에 혈당이 정상범위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하다가 다시 하락하는 일이 반복될까?

직장인 A씨를 예로 들어보자. A씨는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직장까지 한 시간 반이 걸리므로 일어나자마자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허겁지겁 집을 나선다. 출근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나서다보니 아침은 거르는 것이 당연한 습관이 되었다.

이런 상태로 오전 일과를 시작한 A씨의 혈당은 오전 내내 하루 중 최저상태가 된다. 더구나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집중해서 처리하는 동안 A씨의 뇌는 매우 각성상태가 되는데, 이는 A씨의 뇌가 열심히 일하는 동안 혈당을 계속 먹어치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서 혈당은 오전 내내 더욱 낮은 상태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뇌는 떨어져 가는 혈당을 다시 올리기 위해서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즉 혈당을 일시적이나마 다시 높이기 위해서 스트레스호르몬을 분비하도록 한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이유는 우리의 뇌는 혈당을 거의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전 내내 비상사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북새통을 겪은 A씨의 머리에는 무언가 혈당을 빨리 올릴 수 있는 음식이 자꾸만 떠오르게 된다. 햄버거, 핫도그, 도넛과 달콤한 치즈케이크, 탄산음료 등이 매력적인 색깔과 모습을 갖고 A씨를 유혹한다. 오전 내내 혈당 저하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비상사태에 시달린 끝에 맞이한 점심시간. 마침내 유혹에 굴복한 A씨의 몸은 꿀 같은 에너지원을 최대의 효율과 속도를 발휘하며 받아들인다. 혈당은 급격히 상승하고 A씨의 몸은 들어오는 에너지원을 최대한 체내에 저장하여 미래에 다시 올 수도 있는 비상사태에 대비하려고 한다.

그러한 반응 중 하나가 췌장으로부터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필요이상으로 과잉하게 분비하는 것이다. 인슐린이 하는 역할은 높아진 혈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식사 후에 혈당이 상승하게 되면, 췌장에서는 혈당이 높아진 만큼 알맞은 양의 인슐린을 분비하게 된다. 이렇게 인슐린의 작용에 의해서 식사 후에 높아진 혈당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래의 수준으로 서서히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된 인슐린은 더 많은 량의 혈당을 인체의 큰 창고에 해당하는 지방조직에 저장시킨다. 이로 인해서 혈당은 다시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혈당이 급격한 상승과 저하를 반복하는 동안 식욕은 안정적으로 조절되지 못하고, 점심 이후 심한 식곤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 즉 오전 내내 비상동원 체제를 발동한 A씨의 몸은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점심이후 업무 중에 ‘식곤증’이라는 놈을 불러내서 정신없이 졸리게 만든다.

또 혈당저하라는 쓴 맛을 경험한 A씨의 몸은 지방합성효소의 활성도를 높이고, 먹는 족족 에너지를 더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내장지방조직에 저장하여 앞으로 또 올 수도 있는 기아사태에 대비하려 한다.

이러한 습관의 가장 큰 문제는 “인슐린저항성”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슐린저항성은 당뇨병은 물론 각종 혈관계 질환이나 지방간과 같은 질병의 뿌리가 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습관개선과 함께 운동을 하루 중 중요한 일과로 삼아야 한다. 흔히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로 너무 피곤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그 피로의 악순환을 깨는 것이 운동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겠다.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okh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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