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있는 어느 한의원장의 삶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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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있는 어느 한의원장의 삶 이야기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11.0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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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면 삼방리 ‘솔빛 한의원’ 고은광순 원장
페미니스트·평화운동가·동학다큐작가로 활동
솔빛한의원 고은광순 원장.

고은광순 씨, 그녀는 페미니스트였다. 여성을 2등 인간으로 보고, 대를 이어주는 도구로 본 호주제 폐지를 강하게 어필했다. 평화 1인 시위를 했고, 동학에 관한 다큐 소설을 쓰기도 했다. 그녀의 일상은 조용하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위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청산면 삼방리 저수지가 보였고, ‘솔빛한의원’ 작은 나무팻말을 따라 들어가자 그녀의 일터이자 생활공간이 있었다. 한의원을 하기에는 너무 인적 없다 생각되는 산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넓은 창으로 비치는 들판과 저수지와 산자락이 물들어가는 가을날이었다.

시골로 내려 온지 6년째라고 했다. 아픈 어머니의 요양을 위해 서울에서 충남 공주 갑사로 내려온 것이 계기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서울로 가지 않고 이곳 삼방리에 터를 잡고 생활하게 됐다. 갑사에서 명상지도사로 계시는 스승의 소개로 이곳으로 오게 된 것. 그녀는 도반들과 함께 이곳에 명상센터를 세우는 꿈이 있다고 내비쳤다.

1955년 아버지 고주상 씨와 어머니 은예동 씨의 6남매 중 넷째 딸로 태어난 고은광순 씨. 1973년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가 두 번 구속되고 제적되는 고초를 겪었다. 1984년 다시 입시를 치르고 대전대 한의학과에 입학, 한의사가 됐다. 안티미스코리아 운동, 호주제 폐지운동, 제사 거부하기 운동과 같은 여성주의 운동에 앞장서 왔다. 종교법인의 재정 투명화, 무자격자의 한약조제 금지, 최근 반전평화 시위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옳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자리에 그녀는 서있었다. 뒤돌아보거나 망설인다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한의원을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그녀는 “청산, 청성, 보은은 갑오년 동학의 중심센터가 있던 터였고, 해월 최시형의 딸이며, 동요운동의 선구자 정순철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이라며 “2012년 귀촌할 당시는 이곳에 와서 수행하며 살려고 했는데 2015년 소설 작업을 시작하게 됐고, 이것이 끝나자 2015년 6월부터는 평화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화어머니회 80여 회원들은 돌아가면서 지난 7월까지 미국대사관 앞에서 300회가 넘는 1인 시위를 해 오고 있다. 현재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주의를 끝내기를 바라는 시위가 진행 중이다. 평화어머니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 씨는 “동학운동의 발판이 되었던 청산에 와서 평화운동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 모든 것은 운명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한반도에 평화의 길이 닦여 한반도 평화가 세계로 확산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언급했다.

그녀가 몸담고 있는 평화어머니회의 꿈은 “20세기 남성중심의 문화가 무너지듯 21세기 전쟁 중심 문화를 없애 전 세계 무기공장의 문을 모두 닫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3년간 싸웠는데 70년간 분단으로 사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하루 속히 남북이 평화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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