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 좋은 도시, 옥천?…감질나는 ‘아이돌봄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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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기 좋은 도시, 옥천?…감질나는 ‘아이돌봄서비스’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11.2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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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600시간(25일 분량)만 이용가능
타지자체 정부지원시간 외 추가 늘려 지원
아이 맡길 곳 없는 옥천 맞벌이가정 발 동동
한 달 30만 원 벌이 서비스종사자도 있어
19명만이 근근이 참여…옥천의 &

3남매 아이를 키우는 A(옥천읍)씨. 막내는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엄마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때이지만 직장에 다니는 A씨는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할 판이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아이 곁에 매달려 돌봐야 하지만 직장 때문에 이도저도 못한다. 대체휴일이라도 걸리면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기 일쑤다.
이런 A씨에게 구세주처럼 내미는 손이 있다. 바로 아이돌봄서비스 선생님이다. A씨는 막내가 돌도 되기 전인 10개월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벌써 7년째인 셈이다.

A씨는 “선생님께서 책임감 있고 내 아이처럼 돌봐주셔서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무엇보다 믿고 맡길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만족해했다.

A씨 자녀와 같이 옥천군 시간제 돌봄형 대상아동(만 3개월 이상 ~ 만 12세 이하) 수는 3700여 명. 이중 지난해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자는 41명으로 1%에 불과하다. 이처럼 이용률이 저조한데는 정부와 옥천군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체 지원시간 늘려야
먼저 이용시간 부족이다. 현재 정부지원 이용시간은 돌봄형의 경우 년 600시간 이내로 제한돼 있다. 날짜로 치면 1년 중 단 25일에 해당되는 분량이다. 내년엔 720시간으로 늘어나지만 맞벌이가정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종합형은 돌봄형에 시간제 돌봄 아동과 관련한 가사를 추가한 형태이다. 영아종일제 돌봄은 만 3개월 이상, 만 36개월 이하 영아인 경우에 한해 지원된다. 1일 1회 4시간 이상, 정부지원 시간은 월 120~200시간 이내다. 보육교사형은 보육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아이돌보미로 하여금 보육서비스를 제공한다. 
A씨는 “아이가 아플 땐 간호할 분이 필요해 이용시간을 늘려 사용한다. 그러다보면 이후 정말 필요할 때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맞벌이가정을 위해서도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와 같은 문제해소를 위해 전국 일부 지자체에선 정부지원시간 외 자체 예산을 통해 추가 지원하고 있다. 옥천 엄마들이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

저소득층도 본인부담 힘겨워
서비스이용료도 문제다. 시간제와 영아종일제는 시간당 7800원, 보육교사형은 8580원이다. 종합형은 1만140원이다. 야간(오후 10시~오전6시), 휴일(토·일·공휴일, 근로자의 날)의 경우 시간제와 종일제는 시간당 3900원, 보육교사형은 4290원, 종합형은 5070원이 추가 된다. 옥천군은 서비스 제공지역이 1km를 넘을 경우에 한해 교통비 3000원을 지원한다. 

소득기준에 따라 본인부담 비율은 차이가 있다. 영아종일제의 경우 기준 중위소득 60%이하인 가형의 경우 본인부담은 25%, 기준 중위소득 85%이하인 나형은 45%, 기준 중위소득의 120%이하 다형은 65%, 기준 중위소득의 120%를 초과하는 라형은 100%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어떤 경우도 전액지원은 없어 웬만한 상황에선 이용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쪼개서 사용한다. 엄마들의 고민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올해 5년째 이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박진주 씨는 “옥천군은 아이를 출산할 경우 지원금을 준다. 첫째아이냐 둘째, 셋째냐에 따라 금액도 올라간다. 하지만 정작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돌봄서비스에는 정부정책 외 별도 지원이 없어 저소득가정마저 본인부담금이 25%에 달한다”며 “출산장려금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꼭 필요한 돌봄서비스에 행정의 눈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사자 처우문제
이 사업에 종사하는 비정규 근로자들의 처우도 문제다. 옥천군은 이 사업을 옥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한 달 수입이래야 몇 십만 원에 지나지 않아 26명 종사자 중 지금은 19명만이 참여하고 있다.

종사자는 매년 보수교육으로 총20시간을 수료해야 한다. 아이를 돌봐야 하는 시간과 겹칠 때는 돌봄을 포기하고 참여해야 한다. 수당이 줄 수밖에 없다. 옥천군의 씁쓸한 복지현실이다
박 씨는 “처우는 바닥인 반면 요구하는 것은 많아 종사자들이 떠나고 있다. 현 종사자들도 아이에 대한 애정 때문에 남아 있지만 언제 어느 때 그만둘지 모를 상황”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면서 “저출산시대에 아이 양육은 한 개인과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지자체가 함께 나서 공동육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돌봄서비스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꼭 필요한 좋은 정책이다. 이용자 만족도가 다른 사업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 방증”이라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도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행정과 센터는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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