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지리산 호랑이/정수인 지음/새로운 시각의 역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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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지리산 호랑이/정수인 지음/새로운 시각의 역사 소설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11.23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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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호랑이/정수인 지음

정수인 작가는 옥천 답양리 가산사 뒤편 8평의 작업실에서 소설을 집필하고 있는 대하소설 작가다. 그는 원양어선의 기관사 출신 작가로 역사 대하소설 ‘고구려’와 ‘오국지’를 집필했다. 옥천에서 역사소설을 써 온 그의 작품 ‘지리상 호랑이’는 남한 땅에서 멸종 된 줄 알았던 호랑이가 나타나 온 나라를 들끓게 한다는 설정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를 풀어낸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기존의 시점이 아닌 새로운 시점으로 바라보고 글을 써 온 작가의 역사의식은 흥미롭다.
‘지리산 호랑이’는 멸종된 줄 알았던 호랑이의 등장으로 소란해진 나라 그리고 대한황실의 대를 이을 뻔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다완의 할아버지는 대한제국 고종의 후손으로 대한황실 복원에 힘을 쏟고 있다. 자신의 손자를 끊어진 대한황실의 맥을 이을 왕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완은 결국 자신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은 호랑이 등에 올라앉은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한황실의 복원을 바라는 자는 소수이며, 복원의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다. 호랑이의 등장은 강렬했으나 지나친 사회의 관심이 결국 호랑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어쩌면 저자는 호랑이의 운명처럼 자신이 황실의 왕이 될 뻔한 것에 그치는 현실의 잔혹함을 말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의 부록으로 실려 있는 ‘여우’는 소설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점들을 뮤지컬로 풀어낸 것이다. 자자는 오로지 우리 여우에 대한 열정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고 말한다. 뮤지컬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마당놀이를 보듯 구수하다. 또한 그림 없이 오로지 글로만 표현돼 상상력을 자극한다. 우리 것에 대한 저자의 애정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여우’에 등장하는 노래 가락이나 말투도 전부 구성진 우리의 소리로 이루어져 있다.


정 작가의 작품으로는 이외에도 ‘모택동 vs 구새통’, ‘탈북여대생’ 등이 있다. 소설 읽기 좋은 계절이다. 따뜻한 지상의 어느 한 귀퉁이 자리 잡고 앉아 새로운 관점으로 쓰여 진 저자의 작품을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역사 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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