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격막 대보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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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격막 대보수작전
  •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 승인 2018.11.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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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무슨 운동을 잘하냐고 물어볼 때 숨쉬기 운동이 특기라고 말하는 한물간 유머가 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숨쉬기 운동을 잘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살아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하는 숨쉬기 운동인데, 이것을 잘하는 것이 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호흡을 하는 목적은 공기 중의 산소를 몸 안으로 받아들이고, 몸 안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기 위함이다.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주고 받는 것을 개스교환이라고 하며, 폐 안의 허파꽈리와 그 허파꽈리를 감싸고 있는 모세혈관사이에서 일어난다.


호흡활동은 횡격막과 늑간근이라고 하는 두 근육의 작용에 의해서 주로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도 복식호흡이란 횡격막의 작용에 주로 의존해서 호흡을 하는 것이고, 흉식호흡은 늑간근이 주된 작용을 해서 이루어지는 호흡을 말한다. 
정상적인 복식호흡의 경우에 한 번 숨을 들여 마실 때 폐 안으로 받아들이는 공기량은 약 500ml 정도이다. 그런데 들여 마신 이 공기 중에서 약 350ml 정도만이 허파꽈리 안까지 들어와서 산소를 받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개스교환에 참여할 수 있고, 나머지 150ml의 공기는 기도(氣道) 안에 머물게 되기 때문에 개스교환에 참여할 수 없다. 이렇게 실제로 허파꽈리 안에서 개스교환에 참여하게 되는 350ml의 공기량을 폐포환기량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횡격막의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문제가 있을 때에는 늑간근에 더 의존하는 흉식호흡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임신 중일 때에는 횡격막의 움직임이 제한을 받게 된다. 또 복부비만 등에 의해 복압이 높아져 있는 경우에도 횡격막을 아래의 복부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제한을 받게 된다. 또 심리적으로 불안한 경우에도 흉식호흡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횡격막 대신에 늑간근이 주로 작용하는 흉식호흡은 아무래도 호흡이 얕고 빠른 호흡이 된다. 흉식호흡인 경우에는 한 번에 들여 마시는 공기량은 적은 대신에 더 가쁜 호흡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흉식호흡을 할 경우에는 한 번에 마시는 공기량이 300ml로 복식호흡에 비해서 훨씬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도(氣道)안에 머무는 150ml의 공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150ml의 공기만이 허파꽈리 안으로 들어와 개스교환에 참여하게 된다. 즉 흉식호흡을 할 때의 폐포환기량은 복식호흡을 할 때의 폐포환기량(350ml)에 비해서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횡격막이 호흡활동에 잘 참여하지 못하면 흉식호흡에 상대적으로 더 의존하게 되는데, 그 상태로 시간이 경과할수록 산소를 받아들이는 효율은 떨어지게 되고 만다. 요즈음에는 호흡을 할 때 횡격막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작업 등을 할 때 상체를 앞으로 잔뜩 구부린 자세로 장시간 작업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앞으로 구부린 자세에서는 횡격막이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고, 자기도 모르게 흉식호흡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이러한 자세로 시간이 경과될수록 환기효율은 저하되므로 뇌로의 산소공급은 희박해져서 졸음이 오고 작업능률도 오르지 않게 된다.


횡격막은 호흡활동에 중요할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코어근육의 하나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횡격막은 여러 개의 척추에 부착되어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역도선수가 최대의 중량을 들어 올리려고 할 때, 순간적으로 숨을 멈추는데 그것은 큰 중량을 지지하기 위해서 최대한 횡격막의 움직임을 고정시켜서 복압을 올리고, 척추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횡격막의 약화는 요통환자에게 가장 많이 발견되는 문제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운동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있어 횡격막은 대보수작업이 가장 필요한 근육이라고 할 수 있다. 횡격막은 호흡에 집중하는 몇 가지 특별한 호흡법을 연습하거나 프랭크와 같은 코어운동, 그리고 수영과 같은 운동을 통해서 강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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