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 또 주어도 부족한 60년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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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 또 주어도 부족한 60년 세월
  • 도복희 기자
  • 승인 2018.11.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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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기·이응주 부부 결혼 60주년 금강혼식
“하나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사랑할 것”
정진기, 이응주 부부의 60주년 금강혼식 후 자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현대사회에 올수록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 황혼 이혼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헤어짐이 너무 쉬운 이 시대 옥천에 살고 있는 정진기(86) 목사와 이응주(87) 사모의 60주년 금강혼식 감사예배는 감동적이었다. 60년을 해로한 부부는 편안해 보였다. 지금도 함께 수영장에 다닌다고 했다. 젊어서는 집안일을 한 적이 없던 정 목사는 이제 밥하는 거 말고는 모든 걸 함께 거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아내가 얼마 전에 무릎 수술을 했습니다. 그래서 힘든 일은 함께 합니다. 같이 살아가니까요. 아내보다 건강한 내가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라고 평소 생각을 담담하게 전해 주었다.

정 목사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전도사로 첫 부임한 영동의 황간교회에서 정진기‧이응주 부부는 1958년 12월 5일 결혼식을 올렸다. 그 교회에 다니고 있던 이응주 사모의 여동생이 당시 간호사로 부산에서 일하고 있던 언니를 소개시켜 준 것.
“아내를 처음 보았을 때 참 고왔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성품도 양순해서 이 사람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미소 지으며 당시의 상황을 회고했다.

결혼식을 올린 6개월 후 정 목사는 34개월의 군 생활을 하기 위해 아내 곁을 떠나야 했다. 그동안 이응주 사모는 동이면 석탄리에 약방을 냈다. 그곳에서 16년 간 살다 지역이 수몰되면서 옥천읍 문정리로 이사해 동일약방을 55년간 경영했다. 정 목사는 영동 황간교회, 옥천 중앙교회, 옥천 제일교회 목사를 역임하고, 2004년 3월20일 충북노회 은퇴공로 목사가 됐다. 1970년 옥천군 기독교연합회를 창설했고, 옥천군 반공교육, 예비군 정신교육, 민방위 정신교육 강사, 옥천경찰서 경목실장으로 35년간 봉사함으로써 2002년 대통령 표창 및 훈장을 받았다. 이응주 사모는 1950년 대전간호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 전쟁으로 제298부대(제2보충대) 간호사로 16개월을 복무한 대한민국 국가유공자 6.25 참전용사다. 부부는 지나간 시간에 할 얘기가 많았다. 당시를 회고하며 힘든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숙(58)‧호종(56)‧혜숙(54)‧철종(52) 2남2녀 자녀들은 큰 기쁨이 되어 주었다고, 아이들이 성실하게 자라줘서 너무나 감사했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저희 부부는 자녀들에게 공부해라, 왜 공부를 안 하냐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본인들이 스스로 알아서 생활했으니 이보다 고마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라고 자녀들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다.

막내 아들 철종  씨는 현재 옥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요즘은 서로 안 맞는다고 이혼을 하는데 안 맞는 게 정상입니다. 안 맞는 걸 맞혀가며 서로 돕고 이해하고 협력해 가는 것, 이것이 결혼생활”이라고 강조했다. 
신앙 안에서의 결혼생활은 “주고, 또 주어도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하는 정 목사의 사랑관은 이 부부가 60년을 다툼 없이 해로하게 한 가장 큰 가치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보다 더 사랑하고 협력하며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며 60년을 같이 한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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