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가슴으로 소통하는 ‘군의원’
상태바
13년째 가슴으로 소통하는 ‘군의원’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12.20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곽봉호 의원, 군 홈페이지에 첫 ‘사과데이’
올린 후 1363건 게시, SNS 3000명과 소통
곽봉호 군의원.

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지요. 전자는 아직 확신이 안서지만 후자는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중략...내일 10월 24일은 사과 데이(Apple day)입니다. 사과의 계절 10월에 사과를 주고받으며 24일 ‘둘(2)이 서로 사과(4)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날이라고 합니다. 무슨 무슨 날이 하도 많긴 하지만 여러분들 중에 다투고 나서 그래도 어떻게 운을 떼야 할지 몰라 속앓이를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마침, "미안해" 같은 글자를 새긴 사과도 판매된다고 하니 먼저 손을 내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군의회 곽봉호 의원이 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2006년 10월 23일 ‘사과데이’를 제목으로 올린 첫 글이다. 그러기를 13년 세월. 중간에 바쁜 여정으로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곽 의원이 올린 글만도 1363건. 이처럼 그가 끊임없이 글을 올리는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군서면 평곡리에서 태어난 그는 군서초와 옥천중학교를 거쳐 대전고와 충남대를 졸업했다.
중학교 때 충북에서 IQ가 가장 높았던 그는 이때부터 메모 습관은 길러졌다. 책을 읽다가도, 어른들에게 교훈적 말씀을 듣다가고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면 즉시 메모한다. 이때부터 모은 메모만도 3000편이 넘는다. 10년 전 그는 이들 메모를 컴퓨터에 옮겨 저장해 두는 작업을 마무리해 꼼꼼한 그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젊은 날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다. 뛰어난 두뇌에 실력 좋은 그였지만 주위의 기대와 달리 원하는 대학진학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건설업에 뛰어 들었으나 회사는 부도를 맞았고 남은 건 신용불량자 딱지였다. 그가 살던 집마저 경매로 날리고 가족들을 매제에 맡긴 채 홀로 상경해 눈물의 세월을 보내던 때 용기와 도움을 준 것은 고향 사람들이었다.

특히 정구용 인지그룹 회장은 관리이사직을 비워놓고 그를 맞이해 준 고마운 분이시다. 낯선 서울에서 만난 옥천인들은 그에게 고향과 서울을 연결하는 향우회를 통해 힘을 실어 주었다.
재경향우회, 군서의 옛 이름 서화를 딴 서화동우회와 고교 동창회 카페 등에 그가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도 이들의 도움에 감사함을 표하고 좋은 글을 나누고자 한데서 시작됐다.
지난 6월 제8대 군의회에 입성한 곽 의원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도 감동의 글을 나누고 있다.
3000여 명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시로 글을 보낸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에게는 하루 일과 중 소통의 문을 여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곽 의원은 “소설, 신문 등 글을 읽다가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 있으면 메모했다가 함께 나눈다”며 “정치적 목적이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주민들과 좋은 글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며 의미를 전했다.

정치인의 모습이 아닌 소박한 이웃아저씨처럼, 때론 형님처럼, 친구처럼 주민에게 다가가는 곽봉호 의원. 그가 전하는 좋은 글들이 옥천의 희망되어 되돌아오길 새해 소망에 담아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