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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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25)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9.01.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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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청산(14)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개봉동이 그 당시 허허벌판이었는데 ‘배영곤’이라는 제 친구가 그 당시에 육군 대위로 부평에 있을 때 거기에다 땅을 사두었고 그 땅에 임시 건물을 세워서 장인어른에게 복덕방을 하라 했는데 장소가 좀 안쪽이라서 복덕방은 길가 쪽으로 다시 지어드리고 친구가 대신 저보고 안쪽에서 식당을 운영하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저는 엄청 고마웠습니다. 제가 식당을 하게 된 이유는 을지로 4가에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도 극장’이라고 있었습니다. 그 옆에서 저의 다른 친구가 ‘국도 다방’이라고 운영을 했었는데 저는 그 당시 할 일 없어서 종일 다방에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다방에 가면 서빙하는 아가씨들이 담배 한 값 하고 커피 한잔을 가져다주었는데 그 아가씨도 제가 사장의 친구이며 백수인 상황도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의자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온종일 앉아있으면 점심때쯤 친구가 “야 털보 점심 먹으러 가자”라 했고 둘이 가서 자장면을 먹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제가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데 누가 다리를 '탁' 치고 지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상을 쓰며 쳐다봤는데 그냥 지나가다가 갑자기 돌아서더니 “야! 니 털보 아이가 이놈아!”라 소리쳤고 저는 놀래서 그 사람을 쳐다보니까 옛날에 주먹질 좀 할 때 같이 있던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를 약 5년 만에 만났는데 사람이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왜 여기에 앉아있냐고 묻기에 “나 지금 할 일이 없어서 그냥 앉아있어”라 대답했고 같이 앉아서 차를 한잔 마시며 얘기를 해 보니 우리나라에 금성 라디오가 처음 나올 때쯤이었는데 친구는 가정집에 아주머니들이 부속품을 직접 붙이는 부업거리를 전달하는 일을 맡아 하면서 돈을 모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너도 장사할래? 근데 넌 정신 좀 차려야 되니까 약수동 골짜기 가서 연탄 장사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저는 별로 달갑지 않아 했지만, 친구가 저를 끌고 택시를 타서 약수동 골짜기에 가게를 얻으려고 돌아다녀도 찾을 수가 없었고 그때 고생을 했는지 저는 그 일로 골병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시작한 게 식당이었는데 장사를 하며 하루에 100상 이상 거의 200상을 파니 얼마나 바쁘고 힘들었는지 개봉동 하면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저는 거기서 사람이 돼서 왔습니다. 식당을 2년을 하고 3년 되던 해에 제대로 된 건물 아래층을 얻어서 새마을 식당이란 이름으로 다시 시작했는데 1년은 장사를 잘 하고 그다음 해에 심한 장마에 안양천이 범람하더니 개봉동으로 물이 넘쳐서 온통 물바다가 돼버린 것입니다. 식당 안은 그릇이 둥둥 떠다닐 정도로 엉망진창이 됐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 물이 다 빠지고 난 후 식당에 들어가 보니까 바닥은 온통 진흙이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나 할 정도로 막막했습니다.

그 당시에 개봉동은 주로 집 짓는 공사를 하여 완공된 집을 파는 거였는데 물이 들었단 소문이 퍼져서 집이 안 팔리는 것입니다. 완공한 집이 안 팔리니 새로 지을 수도 없고 일거리가 없어지니 사람도 없어져서 장사가 안돼서 문 닫고 다리 건너 광명리 거기서 살게 되었습니다. 장사도 안 하니 먹고 살길이 막막해졌고 저는 돈을 벌겠다고 돌아다녀도 일거리가 없어서 저의 아내가 이곳, 저곳 다니면서 일해주고 돈을 받아 생활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니 제 아내가 식당을 했을 때도 고생하고, 식당 문을 닫아도 고생하고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살던 집도 팔고 이사를 하였는데 광명시 광명7동에 광명교회 아래에 있는 주물공장에 밥해주는 조건으로 방을 하나 얻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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