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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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변화
  • 박지용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운영회원
  • 승인 2019.01.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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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용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운영회원

국제앰네스티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해 전 세계 인권침해 피해자를 위한 ‘레터나잇(Letter Night)’을 지난해 12월 11일에 개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매년 인권침해 피해자를 선정해 해당 정부나 지도자에게 탄원 편지를 쓰는 ‘편지쓰기 캠페인(Write for Rights)’을 진행한다.

‘레터나잇(Letter Night)’은 ‘편지쓰기 캠페인(Write for Rights)’ 중 가장 큰 행사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이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550만 통의 편지가 작성되어 각국에 전달되었다. 그렇게 모인 편지는 인권침해 가해한 지도자에게 탄원서가 되고 피해자에게 버팀목이 된다.

각국에 전달 된 수백만 통 편지의 위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막강하다. 편지는 인권침해 현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또한 각 정부나 지도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우리는 국가권력에 의해 감옥에 구금되었던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편지의 힘으로 석방된 사례를 접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국가 정책 방향의 변화를 이루어 낸 사례도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故 김대중 대통령과 국제엠네스티 인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치적 탄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 군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국제앰네스티는 그를 양심수로 규정하고 탄원 편지와 구명 활동을 펼쳤다. 국제 사회에 국내 인권침해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각국 지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양심수 김대중은 석방되어 대한민국의 15대 대통령이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한 1998년부터 국내에는 사형집행이 없었으며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 말 대한민국을 ‘사실상 사형폐지국’ 으로 분류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국제앰네스티와의 인터뷰에서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다음과 같이 밝히기도 했다. “인간은 인간을 죽일 수 없습니다. 사형제도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고, 사형폐지에 있어서는 아시아가 모범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인권을 전 세계 보편적 기준으로 향상 시키는데 기여했다. 2000년 인권에 대한 헌신과 열정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사람들은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세우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을 무겁게 받아드린다. 그리고 그 몫을 지식인이나 정치인 때론 시민단체 활동가로 한정하곤 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심지어 그 변화조차 아무나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양심수 김대중 석방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편지에서 시작되었다. 이 편지를 보낸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변화” 이것이 국제앰네스티의 슬로건이다. 내가 특출나지 않아도 내가 완전한 헌신과 열정을 가진 존재가 아닐지라도, 작은 관심과 애정이 세상을 더욱 밝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필자는 매일 생활의 전선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장인이다. 직장상사의 핀잔에 투덜대고 과도한 업무에 힘들어한다. 가장 기다리는 날은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는 날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지만, 나는 세상이 지금보다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무심하지 않은 관심과 애정이 우리의 인권을 지금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인권침해 피해자를 위해 편지를 쓴다. 내가 쓰고 있는 편지는 한 통에 지나지 않지만, 세계 각지에서 쓴 한 통의 편지는 모여 특별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어쩌면 변화는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고 우리는 두 눈으로 변화를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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