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바람의 색깔이 보일까
상태바
그곳에 가면 바람의 색깔이 보일까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3.28 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묘목축제장 가기 전 들릴만한 아름다운 장소
유형문화재 ‘이지당’과 병풍바위 ‘부소담악
이지당.

그곳에 가면 바람의 색깔이 보인다. 물결이 출렁이며 지나간다. 바람결에 흐르는 듯한 풀밭으로 염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고요만 가득한 곳에는 바람이 무성하다. 우리 선조들의 격조와 안목은 그들이 지어놓은 집의 위치와 풍광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지당 역시 그러한 곳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 스트레스에 찌든 머리를 식히고 싶다면 그곳에 가볼 것을 권한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가르치던 그곳에 가면 글 읽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를 일이다. 

군북면 이백리(이백6길 126)에 위치한 이지당, 그곳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42호다. 조선 중기 성리학자 중봉 조헌(1544~1592) 선생이 제자를 가르치던 서당이다. 원래 각신마을 앞에 있어서 각신서당이라고 했으나, 후에 이지당(二止堂)이라 불리고 있다. 이지당 입구에 있는 안내문을 살펴보면 명칭이 바뀐 이유를 알 수 있다. 이지당은 정면에서 보면 6칸, 측면은 1칸으로 되어 있는 목조 기와집이다. 몸체는 서쪽부터 2칸의 방, 3칸의 대청마루, 1칸의 방을 두고 있다. 그 양쪽에는 익랑(건축물의 좌우 면에 이어 만든 부속건물)이 있다. 특히 서쪽 익랑은 2층 누각으로 꾸며져 있어 서당의 형식을 넘어서는 옛 조상들의 건축관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이곳의 매력은 각도에 따라 새롭게 느껴지는 풍경이라 할 수 있다. 분명 하나의 연결된 목조 기와집인데 어디서 찍느냐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옥천 이지당은 언제든 둘러볼 수 있게 개방되어 있다.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안 되지만 들마루에 앉아 볼 수 있고 아궁이가 설치되어 있는 부엌도 살펴 볼 수 있다. 군은 이지당을 지금보다 격이 더 높은 국가문화재로 지정받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곳에서 멋진 사진을 수집한 후에 대청호에 떠 있는 병풍바위 ‘부소담악’을 둘러보면 금상첨화. 군북면 추소리 앞 호숫가에 병풍처럼 펼쳐진 절경이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거 같다하여 우암 송시열 선생이 소금강이라 이름 지어 노래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지난 2008년 국토해양부가 한국을 대표할 만한 아름다운 하천 100곳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으며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옥천은 유독 역사문화 인물이 많은 곳이다. 앞서 말한 조헌 선생, 송시열 선생 외에도 향수의 시인 정지용, 짝짜꿍 동요작가 정순철, 언론자유 운동의 상징적 인물 청암 송건호 선생 등의 고향이기도 하다.

28일부터 나흘간 묘목축제가 열린다. 축제장을 찾기에 앞서 조상들의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는 유적지 탐방 여행을 적극 추천한다. 팡팡 꽃봉오리 터져 세상을 수놓는 이때 고요한 산천에서 조상들의 지혜를 들여다보는 일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옥천군 강병숙 학예연구사는 “이지당은 앞에 금강 물줄기가 흐르고 뒤로는 산이 있는 협소한 지형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자리 잡고 있다”며 “개천과 뒷산 사이에 덩그러니 하나 있는 유적지이지만 풍기는 매력이 진하다”고 설명했다. 

▲부소담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