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곤충과 함께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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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곤충과 함께하는 삶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3.28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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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산곤충체험농장 김사헌 대표
“옥천에 곤충박물관 세우고 싶다”
귀촌인 김사헌 씨가 직접 만든 곤충표본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죽은 곤충에게 미안해서 디오라마를 만든다” 죽은 곤충을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놓은 수많은 작품 앞에서 귀촌인 김사헌(36) 씨는 “미안해서 하는 거”라고 말했다. 세산곤충체험농장 김사헌 대표는 2년 전 대전에서 옥천으로 왔다. ‘곤충체험농장’이라는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그의 소년 시절은 곤충의 세계에 매료됐다. 중학교 때 사마귀와 달팽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생명의 신비로움에 빠져들었다. 장수풍뎅이와 왕사슴벌레를 키우면서는 살아있는 생명체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김 대표의 어린 시절은 곤충에 대한 관심과 탐구로 일관했던 것.

생물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경북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어머니의 반대로 충남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가게 된다. 졸업 후 취업해 8년 동안 해외 영업 일을 하기도 한다. 회사에 다니면서 국제무역학과 대학원을 올 A로 졸업하는 등 별 무리 없이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중에도 그는 늘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소년 시절부터 꿈꿔왔던 길을 가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의 꿈을 위해 안정된 길을 접는다. 넓고 편안한 길이었지만 원하는 삶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2017년 11월 곤충 사업을 하기 위해 옥천으로 오게 된다. 동이면 세산 3길 26-29번지에 ‘세산곤충체험농장’을 만들고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역단체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그는 묘목축제나 지용제 등 지역 축제에 부스를 빌려 곤충체험이나 ‘곤충표본’을 알리고자 했다. 이 농장에 들어서면 온갖 종류의 곤충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져 있다. 김 대표는 “이렇듯 디오라마(죽은 곤충을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는 것)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생물의 속성을 간파하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다큐멘터리를 보고 특징적 장면을 캡처했다가 자료를 수집해 놓고 디오라마로 꾸밀 때 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1200여 평 부지를 활용해 곤충박물관 및 체험장, 사육장도 만들고 싶단다. 이곳을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며 “겉만 화려한 게 아니라 진짜 곤충에 대한 실력자로 거듭나 국립박물관에서도 곤충에 관한 한 옥천에 있는 저희 농장으로 배우러 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전국에서 유일한 디오라마 체험관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곤충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이 예술 작품 안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간 디오라마를 꾸밀 때 그는 시간 가는 걸 잊는다고 했다.

김 대표는 체험관에 온 부모님들이 곤충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아이들 앞에서 ‘징그럽다’거나 ‘무섭다’라는 부정적인 표현을 하는 것을 자제해 주기를 부탁했다. 아이들이 곤충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는데 부모님들이 직접적으로 싫어하는 반응을 보이면 아이들 역시 같은 사고방식을 형성하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벌레를 ‘익충’이나 ‘해충’으로 구별하는 것은 순전히 인간의 이기적인 잣대”라며 “바퀴벌레조차도 깨끗한 곳에 서식하게 되면 식용으로 가능한 것으로 실제 동남아 지역에서는 음식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그는 죽향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로 수업을 맡게 됐다. 어린이들에게 곤충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선뜻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또한, 행복지구 주민제안교육사업에서 ‘곤충의 한살이 교육 및 표본 만들기’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모집인원은 12명이며 비용은 무료이고 관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선착순 모집 중이다. 자세한 문의는 010-7681-2452로 하면 된다.

수많은 곤충을 보고 공부할 수 있는 유익한 장을 만들어 더 많은 어린이들이 체험도 하고 다양한 곤충에 관해 알아가도록 하기 위해 김 대표의 하루는 분주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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