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의 기 받으러 왔습니다”…김병우 교육감 옥천서 머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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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기 받으러 왔습니다”…김병우 교육감 옥천서 머문 하루
  • 임요준·도복희·김영훈기자
  • 승인 2019.06.0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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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의 수장 김병우 교육감이 지난 4일 옥천을 방문했다. 4월 10일 단양군을 시작으로 도내 시·군을 돌며 진행된 지역별 정책 간담회 일환이다. 교육지원청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군 의원과의 간담회, 행복교육지구 마을활동가들과의 소통토론회, 지역 청문관 간담회 등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김 교육감은 하루 종일 옥천에 머물렀다. 이날만큼은 옥천의 화두는 교육이었다. 김 교육감이 옥천군민으로부터 담은 교육내용과 이를 통해 그의 교육 정책적 구상은 어떻게 그려졌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옥천중·여중 급식만족도 차이는 ‘먹는 양’의 차이였다

일률적 1인당 급식비로 남학생 배 못 채워 지적

도서관 리모델링…마스터플랜으로 상호 정보공유

오전 10시 김병우 교육감이 옥천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 도착했다. 옥천교육청 유영철 교육과장 사회로 시작된 업무보고에서 이혜진 교육장은 옥천교육 비전 ‘사랑실천으로 함께 행복한 향수교육’을 소개하며, 올해 시책별 주요 추진현황으로는 민주학교, 혁신교육, 문·예·체교육, 평화·안전교육, 교육복지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특히 행복교육지구사업으로 공동체 강화, 지역특화 사업, 교육청과 옥천군의 협력 체제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꿈과 삶을 키우는 행복교육 실현을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밝히며, 향후 학교와 교육청의 일하는 방식 개선, 모니터링단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들으며 정보 공유 및 학교 업무 경감 모색, 교육정책 사업을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소통 간담회에서 옥천중등교장단협의회 이용희(옥천중 교장) 회장은 “옥천여중은 급식만족도가 높지만 옥천중은 낮다”며 원인으로 ‘먹는 양의 차이’를 꼽았다.
이 회장은 “1인당 급식비 6640원은 남학생들이 먹을 쌀을 사고 나면 고기나 후식을 제공하는데 버겁다”며 차등지원을 요청했다.

답변에 나선 도 교육청 김상열 정책기획과장은 “급식비는 학교급별, 지역별, 학생규모 등을 따져 차등지원하고 있다. 6640원은 도내 시군 중간가격으로, 남녀를 구분해 차등지원한 사례가 없다. 구분할 경우 역차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검토해 시도교육감회의 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 교육감은 “진정한 평등은 필요에 따라 주는 것”이라고 말해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일반직 대표로 참석한 박태준(삼양초) 행정실장은 “당직전담인건비 2500만 원과 공기정화장치 필터교환비 500만 원은 학교운영기금 중 7.3%를 차지하고 있지만 별도 지원되고 있지 않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 같은 형편에 놓인 학교는 관내 5개 학교에 이른다.

이밖에도 김현미(안내초 교사) 행운부장은 전교생이래야 36명밖에 안된 작은 학교 안내초에서 경험한 다문화가정과 미술, 동요지도 사례를 소개하며 행복씨앗학교의 의미를 전했다. 권지현(옥천여중 교사) 행운부장은 행복씨앗학교를 통해 아이들의 변화된 과정을 알렸다. 일반직 대표 박성례(이원중) 행정실장은 “관리업무증가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호소했고, 옥천초등교장단협의회 김미정(죽향초 교장) 회장은 “개교 110년을 맞은 죽향초 내 문화재가 지역주민은 물론 전국적으로 알려져 교육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한편 도 교육청 최종홍 기획조정팀장은 옥천도서관 리모델링 관련 “청소년복합문화공간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청소년의 의견과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은 옥천교육청사의 노후화와 공간적 협소를 지적하며 “옥천군이 추진하는 행정타운에 청사를 신축할 경우 그에 필요한 예산을 교육부에 선순위로 요청하겠다”며 신축청사에 도서관도 함께 들어서 “이럴 경우 도서관을 충북도립대에 매도할 수도 있다”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 금액으로 학교 증축 등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고, 경찰서가 행정타운으로 이전하면 그 자리에 청소년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 질 수 있다”며 “단기적 과제에 집착하지 말고 마스터플랜을 그려 더 풍부하고 다양하면서 자발적 화음이 만들어 지도록 (유관기관 간)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경비 지원·특성화고 설립 제안

군의원들과 화기애애한 소통 간담회

업무보고를 마친 김 교육감과 이 교육장을 비롯해 도‧군 교육청 관계자들은 두 번째 자리인 명가로 향했다. 군의원들이 전하는 생생한 옥천교육현장을 듣기 위해서다.

먼저 김 교육감은 교사시절 옥천에서의 근무를 상기시키며 “옥천은 복 받은 땅이며, 젖줄과 같은 곳”이라며 “많은 모범과 감동스토리를 만드는 지자체”라고 치켜세우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외식 의장은 “군의회와 교육청이 소통 안 되는 것 없다. 교육청과 손발을 맞춰가겠다”고 답례했다.

추복성 부의장은 “옥천은 태어나 평생 공직자로 일하다 지금은 의정활동을 하는 곳”이라며 “옥천의 발전과 청소년들이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용수 의원은 소규모학교 통폐합 추진 관련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공동체가 소멸하고 황폐화된다. 경북은 (소규모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우리 도교육청도 전환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곽봉호 의원은 “이혜진 교육장께서 지역주민과 학생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줬다”며 퇴임을 앞둔 이 교육장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임만재 의원은 “9개 읍면에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교육정책과 시골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손석철 의원은 청산중‧고교의 통폐합을 거론하며 “교육은 경제논리에 앞세우면 안 된다”고 강력 주장하며 “음악, 체육, 골프 등 특성화고 설립”을 제안했다.

이의순 의원은 옥천군자원봉사센터장을 맡고 있을 당시 학생들이 실제 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 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어려서부터 봉사에 대한 인식을 꾸준히 길러줄 수 있게 (제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재목 의원은 “지자체의 교육경비 제한으로 옥천군을 비롯해 도내 6개 지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50년 된 교육청사의 신축과 백년지대계 교육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혜진 교육장은 “좋은 의견에 감사하다”며 “남은 임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지역사회 변화 가져온 행복교육지구

마을활동가와 열띤 소통토론회

군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행복교육지구 마을활동가와 소통토론회가 군북면 대정리 향수뜰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는 옥천행복교육지구 민관협력 사업자 35개 기관 및 마을교사, 학부모,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열띤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지역사회의 참여 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준 자리였다. 

김 교육감은 인삿말에서 “학교교육은 울타리 안에서 교과서를 파헤치고 부족한 것들은 학교밖 학원에서 채우는 공교육과 사교육으로 이뤄져있지만 이젠 바뀌고 있다”며 “학교교육도 문제만 풀어나갈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더불어 생각하고 탐구하는 방법으로 가고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그러면서 “자연에서, 세상에서 꿈을 키우고 이야기를 만드는 공부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 속에는 행복교육지구 마을활동가가 있다”며 “전수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스스로 찾을 때까지 옆에서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마을활동가 양성민(21) 씨는 “행복교육지구가 지역사회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도교육청에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성과를 잘 파악해 내년도 예산과 사업에 반영하는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번 소통토론회는 그동안 옥천행복교육지구 운영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주민들이 김 교육감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사업의 개선점과 나아갈 방향을 찾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또한 청년활동가의 청소년공간에 대한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소외됐던 면지역에서 그동안 마을과 학교가 협업해 진행된 우수사례를 발표해 참가자들이 성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미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에 대해 김 교육감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군서초 스케이트장 설치, 서류의 간소화, 민주학교 운영, 학교 급수 문제, 증약초 대정분교 폐교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옥천읍 초교 신설·마이스터고 전환 제안

지역청문관과 간담회

김 교육감 마지막 일정인 지역청문관과의 간담회가 ‘힐링터’에서 진행됐다.

장영석 청문관은 “옥천의 서남부권인 대천리, 가화1·2·3리, 양수1·2·3리에 인구증가가 확대됨에 따라 삼양초와 장야초의 학생수가 과밀해진다”며 초등학교 신설을 제안했다.

또한 “옥천지역 각 초등학교가 외국어, 음악, 미술분야에서 지역 활동가들의 적극적 수업 참여로 대도시 대전지역에서 할 수 없는 특화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교육감은 “읍 신설학교를 위해 면단위 학교 폐교에 의견수렴이 될 것인가 산술적 계산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며 신중론을 폈다.

이어 지역 활동가 참여 특화교육에 대해 “초등학교는 방과 후 수업에서 가능하다”며 “행복교육지구사업과 행복씨앗학교 시행으로 앞서가는 교육 여건을 만들면 대전에서도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교육역류 현상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영 청문관은 “가까운 대전에 마이스터고가 많이 있지만 충북에는 3곳만 있는 상태로 충북산과고도 국가 예산을 투입해 특화된 고교로 전환”되기를 바랬다. 

이에 김 교육감은 “마이스터고가 직업 교육의 모델이 되긴 했으나 모든 직업교육을 이곳에서 다 소화해 낼 수 없다”며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직장에 고용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직업을 만들어가는 학생을 교육시키는 것이 진정한 명문학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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