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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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6.13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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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고 김윤수, 천안함 티셔츠 판매수익금
장학금 1000만 원 기부…호국정신 되새겨

“챈스 일병의 귀환(원제 Taking Chance)이라는 영화를 보며 감명 받았습니다. 2004년 이라크 전쟁에서 전사한 미국 해병 챈스 필립스 일등병의 시신을 운구한 미국 해병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의 글을 바탕으로 한 영화죠. 그 누구도 아닌 국가를 위한 장병들의 전사에 정부는 여·야를 떠나 충분한 예우를 갖춰야 합니다”라고 옥천고등학교 김윤수(3학년·사진) 학생은 낮은 음성이지만 분명하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얼마 전 순직한 최종근 하사의 죽음에 대해서조차 워마드란 사이트에 올라온 고인 비하 글을 보며 너무나 가슴 아팠어요”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 주지 않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것은 분명 잘못 되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를 위해 애쓰는 분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남 일이 아닌 내 일처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군은 이러한 가치관을 생각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실천하고 행동함으로써 모두를 돌아보게 했다. 그는 천안함 용사들의 유족을 위해 써달라며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1000만 원을 기부한 것.

지난 10일 계룡대 해군본부를 찾은 김 군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기부증서와 함께 천안함 추모 티셔츠 80장을 전달하며 자신의 평소 생각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옥천고등학교 이성희 교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위해 학생으로서 이 같은 일을 했다는 사실이 대견하다”며 “하고자 하는 뜻을 잘 펼쳐 나가 앞으로는 사회인으로서 더 큰 일꾼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군은 지난해 축제 때는 교실에 그동안 수집한 각종 군복을 착용한 마네킹, 방독면 신무기 등 군 관련 모형 특수장비를 전시할 만큼 군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매년 천안함 피격일과 현충일이 되면 대전 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깊이 추모해 오기도 했다. 계룡대 방문 전에도 묘역에 들러 희생 장병들을 애도했다.

“2년 전 현충일에 들린 대전 현충원에서 천안함 전사자들의 어린 유가족을 봤어요. 맑은 눈빛을 보는 순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도움을 주고 싶은 그 마음이 천안함 추모티셔츠를 만드는 계기”라고 전했다.

이렇게 해서 만든 티셔츠 도안에는 희생자들 수와 폭침 일이 반영되었다. 판매 첫 수익금 100만 원을 지난해 6월 천안함재단에 익명으로 기부했다가 뒤늦게 선행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후 천안함재단에 지속적으로 성금을 기부했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 3월 대전 현충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공동사회자로 선정돼 진행을 맡기도 했다고.

이번 기부한 1000만 원 역시 지난해부터 제작 판매한 천안함 추모티셔츠 판매수익금이다. 김 군은 “천안함 46용사들이 목숨 바쳐 대한민국을 지켰으니 그들의 명예를 지키고 유족들을 돕는 것은 우리 국민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밧줄 사고로 숨진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 유족에게 위로의 편지와 함께 100만 원을 보낸 익명의 고교생도 김 군으로 밝혀졌다.

김 군이 만든 천안함 추모티셔츠는 액자에 담겨 대전 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표지석 옆에 전시됐다.

해군에 대한 관심과 남다른 애정을 가진 김 군의 뜻깊은 행동으로 국가를 위해 순직한 장병들 유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에 잔잔한 감동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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