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식물과 보내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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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식물과 보내는 하루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0.22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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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유우정 씨
유우정 대표가 자식같은 화분을 매만지고 있다.
유우정 대표가 자식같은 화분을 매만지고 있다.

 옥천에서 대전으로 가는길인 옥천로에는 길을 따라 왕왕 농원이 보인다. 차를 타고 길을 따라 천천히 달리다보면 하우스 안에 다육식물이 가득하고 주변으론 국화가 만개한 곳, ‘햇살다육농원’이 보인다. 그리고 그곳엔 꽃처럼 아름다운 미소와 밝은 목소리를 가진 유우정(49) 대표가 정성으로 식물들을 매만지고 있다.
 사실 ‘햇살다육농원’은 농가가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살아있는 식물을 키우고 관리하는 업이기에 농업과 같이 계절에 따라 온도조절, 일조량, 통풍 등 신경 쓸 게 많다.
유 대표는 “본업이 농사는 아니지만 농사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겨울에 자라는 동형식물은 동형식물대로, 여름에 자라는 하형식물은 하형식물대로 계속해서 관리해줘야한다”고 했다. 
 두툼한 잎 한가득 수분을 머금고 있는 다육식물은 많은 빛이 필요하고 수분에 민감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을 가진 다육식물에게 가장 취약한 시기는 장마철이다. 
특히 이번 여름은 50일이 넘도록 해도 안나고 비만 내려서 걱정이 컸다. 그녀는 걱정이 커질수록 몸을 더 움직였다. 통풍을 위해 비닐하우스 측면을 개방하고 선풍기를 몇 대씩 돌려 제습에 신경쓰기에 바빴다. 
 오히려 여름보다 해가 쨍쨍한 이번 가을엔 조금 마음이 놓이지만 곧 겨울이 다가온다. 겨울이 되면 농원 가운데에 난로를 놓고 바람불면 떨어질세라 추우면 서리들세라 애지중지 가꾼다. 아무리 신경써도 간혹가다 통풍을 위해 잠깐 측면을 개방한 사이 냉해를 입는 화분들이 있기 마련, 마음이 아프다.
뿐만 아니라 분갈이도 해줘야 한다. 농장에서 일괄적으로 들어오는 식물들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알맞은 화분에 다시 심어주는 일이다. 때론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으로 또 큰 화분에서 작은 화분으로. 
 유 대표는 “사람도 몸에 알맞은 옷을 입어야 예뻐 보이잖아요? 똑같은 거예요”라고 했다. 실제로 분갈이를 하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 일조량을 맞추면 초록색 이파리가 붉게도 변하고 노랗게도 변한다. 마치 그라데이션처럼 윗 부분부터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는 식물을 볼 때 마다 유 대표는 자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 같아 흐뭇해진다. 
 다육식물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지 10년이 지났다. 주된 고객은 40~60대의 중장년층이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그 아이들이 독립하니 허전함을 느껴 ‘화분이라도 하나 키워볼까’하고 오는 것. 밝은 미소와 넘치는 자부심을 가진 유 대표와 몇 마디 나누다보면 금방 단골이 된다.
유 대표는 다육식물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키우기 무난한 레티지아·라울·수연 등을 추천드리고 요즘은 ‘창’이라는 식물도 뜨고 있는 추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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