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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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34)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07.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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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살리스

옥살리스를 ‘사랑초’라 하는데 꽃 모양이 사람의 심장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팔순 노파가 외로움과 배고픔에 시달리며 시금풀(토끼풀과 닮았으나 신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짐)만 먹다가 부모의 무덤 옆에서 죽었는데 그 무덤에 돋아난 풀이 하도 애잔하여 사람들은 토끼풀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그 토끼풀을 보면 행복이 온다는 말이 퍼졌고 그중에서도 네 잎을 가진 토끼풀(네 잎 클로버)을 보면 행운이 온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은 행복이 담긴 세 잎의 토끼풀을 제치고 네 잎만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람들이 행운을 찾기 위해 행복을 지닌 토끼풀을 마구 짓밟는 사이에 토끼풀은 뭉개지고 멍들어 자줏빛 사랑초가 되었다.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옥살리스는 실내서 재배하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자루에 1~4개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꽃말은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이다.

체꽃

​알프스 산속에 소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씨가 착하고 성격이 매우 쾌활하여 숲속을 뛰어다니며 약초 채집하는 일을 즐거움으로 생각하였다. 

어느 날 소녀가 살고 있는 마을에 무서운 전염병이 돌았고 그녀가 좋아하는 양치기소년도 감염되었다. 마을사람들은 여러가지 약을 써 보았지만 효험이 없었다. 그때 그녀가 그동안 채집해 두었던 약초들을 사용하여 양치기 소년을 낮게 해 주었는데 혼자만 좋아하는 짝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녀는 소년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슬픔에 잠겨 어떤 일도 할 수 없었고 약초채집마저 그만두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가 애달프게 죽고 말았다. 그러자 신은 소녀의 생이 너무 가련하여 꽃으로 환생을 시켜 주었는데 그 꽃이 ‘체꽃’이다. 키 높이 60~90cm, 줄기는 곧추서고 잎은 마주나기하고 깃털모양으로 깊게 갈라졌으며 잎 조각은 바소꼴로 끝이 뭉뚝하다. 꽃은 8월에 하늘색으로 피며 두상화는 긴 꽃자루 끝에 달리고 그 아래에 바늘모양의 녹색 총포가 있다. 둘레의 꽃은 엷은 자색이고 꽃부리는 5갈래로 속 꽃은 꽃부리가 4갈래로 갈라지고 약간 흰빛이 난다. 꽃마다 작은 총포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비단향꽃무

14C 스코틀랜드 마아치 백작은 딸 엘리자베스를 로버트 3세의 아들이자 장차 왕이 될 사람과 강제로 약혼 시켰지만 이미 사랑하는 청년이 있었다. 이를 안 부모들은 엘리자베스를 성 안에 가두었다. 

청년은 방랑시인으로 변장해 성으로 가 함께 도망치자는 뜻을 시로 전했다. 어느 날, 엘리자베스가 이 꽃 한 송이를 성 밖으로 던지고 탈출하다가 성벽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애인을 잃은 청년은 이 꽃을 모자에 달고 다녔고 중세 음유시인들도 이 꽃을 모자에 꽂고 다녔다. 

프랑스에서는 남성이 이상적인 여성을 만나면 절대로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는 다짐의 의미로 이 꽃을 모자 속에 넣어 다녔다는 전설이 있다. ‘영원히 아름답다’가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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