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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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59)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1.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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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중국 당나라에 남초(藍超)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벌목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는 보기 드문 흰 사슴을 보았다. 남초는 이것을 잡으려고 사슴의 뒤를 쫓았다. 그러다가 어느 사이에 강을 건너게 되었다. 그런데 강 건너에는 처음 보는 큰 돌문(石門)이 있었다. 그는 무심코 문을 들어섰다. 그러자 눈앞이 활짝 트이고 여러 가지 짐승 우는 소리가 들리면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집들이 보였다. 남초가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동안 흰 사슴은 어디론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한창 꽃이 피어 있는 석류나무 곁에 백발노인이 서 있었다. 남초는 겁이 덜컥 나서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오려 하였다. 그때 노인이 남초를 불러 새우고 석류나무 가지 하나를 꺾어 주었다. 그는 꿈결같이 석류나무 가지를 받아 들었다. 그가 정신을 가다듬었을 때에는 돌문도 없고 노인도 없었다. 오직 자기 혼자 나무 밑에 걸터앉아 있었다. 사람을 살린 석류의 꽃말은 ‘원숙한 아름다움’이다.

협죽도 

유럽 어느 나라의 신화이다. 바람의 신에게는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었는데 아버지는 늘 그 딸을 위해 멋있는 신랑감을 구하고 있었다. 어느 날 땅의 신에게 신랑감이 나타났는데 그 신랑감은 바로 식물의 신이었다. 아버지는 신랑감을 찾아가서 자기의 딸을 신부감으로 맞이하라고 간청했다. 그랬더니 식물의 신은 고맙지만 자신의 신부감은 얼굴이 협죽도꽃 빛처럼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처녀의 낯빛은 하얗고 깨끗할 뿐 조금도 붉은 기운은 없었다. 그때부터 처녀는 눈물로 날을 보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는 하느님을 찾아가 협죽도가 어떻게 생겼으며 그 빛깔이 어떠냐고 물었다. 하느님은 대답 대신 협죽도 한 포기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아버지가 그 꽃을 가져다 딸에게 보여주자 딸은 너무도 기쁜 나머지 꽃을 받고 얼굴에 문질렀다. 그러자 지금까지 하얗던 얼굴이 짙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협죽도꽃처럼 되었고 바라던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꽃말은 ‘어리석음’이다.

 

하수오

하수오는 덩굴 초로 암수 구별이 있어 낮에는 덩굴이 곧게 뻗어 있다가 밤이 되면 암수 두 줄기가 서로 꼬이게 된다. 그래서 ‘야행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옛날 어떤 사람이 날 때부터 몸이 약하고 나이 들어 자식이 없었다. 하루는 술에 취해 산중에 누웠다가 한 등나무 같은 것이 두 가지에 다른 싹이 나서 서로 엉클어져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뿌리를 캐어 말려 가루를 내어 술로 마셨다. 그런데 7일이 지나니 여자 생각이 나고 100일을 먹으니 오랜 병이 다 낫고 1년이 되니 정력이 왕성해져 아이를 낳고 130세까지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하수오는 인삼, 구기자와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겨져 왔다. ‘엄격’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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