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난립… 대출금리 인하 등 ‘쩐의 전쟁’ 치열
상태바
금융기관 난립… 대출금리 인하 등 ‘쩐의 전쟁’ 치열
  • 박승룡논설주간
  • 승인 2017.09.21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천읍에만 12곳… 인근 지역 비해 2배 이상 많아
저신용자에도 대출, 손실 급증…일부 예금주 ‘탈출’

옥천읍 지역에만 12곳의 금융기관이 난립하면서 대출금리 인하 등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옥천읍에는 중앙금융기관 4곳(국민은행·기업은행·농협중앙회·우체국)과 지역 농·축협 2곳(옥천농협·축산업협동조합), 제2금융권 6곳(옥천새마을금고·이원 새마을금고 옥천지점·한성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향수신협협동조합·산림협동조합) 등 총 12곳의 기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수치는 인근지역 영동군(6곳)과 보은군(5곳)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대출상품도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한 A금융권은 전년(4개)보다 대출상품(신용대출 포함)을 2배이상(10개)으로 늘리고 한 B은행은 이자율을 3%p(특가상품)까지 내리면서 손님모시기에 나섰다.

한정된 고객을 두고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도한 대출에 따른 부작용까지 제기되고 있다.

옥천읍 인구는 2만9227명(8월30일 기준). 한 금융기관마다 2400여명의 고객 유치가 가능한 셈이지만 면 지역 이용자를 감안하더라도 경제활동인구보다 일반적인 읍 단위 규모로 볼 땐 이미 포화상태다.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기존 고객까지 뺏길 판이다 보니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짜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제1금융권과는 이율경쟁이 대체적으로 밀리는 제2금융권은 대출신용한도를 크게 낮추면서 까지 손님을 모시고 있다.

한 제2금융권 이사 C씨는 “금융기관의 수익은 대체로 신용·담보대출을 이자가 대체적이다. 이 부분을 높이기 위해선 다른 기관보다 이율이 저렴해야 하는데 제1금융권과 다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자율보다 신용등급을 낮춰 대상자를 넓히는 수밖에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신용등급이 1~6등급까지 대상자라면 이제는 1~8등급까지 낮춰지면서 대출을 하고 있어 이에 따른 손실부분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손실액이 10억원이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 금융기관이 과도한 대출로 생긴 부실채권이 늘면서 안정성과 신뢰도를 찾는 고액 예금주들이 제1금융권으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실제로 옥천농협은 지난 2015년 노조의 집단 파업으로 한꺼번에 예금 360억원이 인출되어 존폐위기에 놓였었다. 이처럼 지역여론이 다시 작용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한 은행 D관계자는 “예금이율이 다소 높아 제2금융권을 이용하던 한 사용자가 최근 수억원의 예금을 은행으로 돌려왔다. ‘VIP 대상자’인 이 예금주는 요즘 제2금융권 소문이 좋지 않아 일부 옮겨 놓는 것이라며 설명했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의 임직원 횡령 등의 사건도 한몫 하고 있다. 옥천새마을금고와 한성저축은행은 고위직원 횡령으로 홍역을 알았었다.

이 때문에 일반은행처럼 대출 등에 대한 전결권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보안을 강화하는 등 운영시스템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옥천지역 경제규모 등을 감안하면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많다”며 “소비자도 더욱 신중하게 금융기관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