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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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 김선환 한남대 화학과 교수
  • 승인 2019.01.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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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환 한남대 화학과 교수

새해의 아침이 밝았다. 바닷가나 산으로 해맞이를 가거나 여행을 떠나본다. 이러한 모든 행위는 다가오는 미래에는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하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워보고자 함이다. 자연 현상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한 것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시간은 삶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입학과 졸업, 취업과 퇴직, 성공과 실패, 출생과 죽음 등으로 채워진다. 사람들은 이러한 삶의 변곡점에서  행복과 불행을 경험하게 된다.

매해 반복되는 일이지만 작년 연말에 기업에 다니는 지인들의 퇴직 소식이 들린다. 위로 차 만나는 모임에서 나누는 말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토론이다. 퇴직이 은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또 다른 생애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은퇴 자체도 새로운 계획이 필요하다. 퇴직과 더불어 은퇴를 한다는 것은 소수의 준비된 사람에 해당하는 일이 될 것이고 대부분은 재취업을 해야 하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도 조금 나은 형편의 사람들은 교원이나 공무원 군인 퇴직자들인데 나름대로 사정이 있으며 이들도 무엇을 하며 사느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여유 있는 경제력이 꼭 노후의 삶과 행복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무엇을 하고 싶을 때 경제적 뒷받침이 비교적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을 뿐 이다.

퇴직 직후나 퇴직이 가까워진 후배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퇴직 후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조언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 물어본다. 돌아오는 대답은 막연하다. 있기는 한데 무엇인지 확실하게 이야기 못하며 실천에 여러 가지 어려운 점만 들먹일 따름이다. 그 중요한 이유는 퇴직자의 생각의 근저가 아직 이전 일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답이 모호하거나 아예 없는 점에서는 대학에 막 들어온 신입생이나 취업준비생과도 아주 흡사한 양상이다. 학생들의 경우는 직장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드라마에서 본 현실과 괴리된 기업의 이야기를 피상적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학생은 공부를 하고 취업준비를 해서 각자 목표한 회사에 취업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즐겁고 행복하며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어딘지를 알지 못한다. 따라서 취업과 취업교육이 대학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삶이 대부분 직장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학생들은 입시 위주의 수동적인 교육으로 사회적 가치판단을 특성 있는 개개인의 결정보다 우선시 하고 있다.

입학 후 신입생은 자기가 원하는 전공이 아니라며 방황을 한다.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렵게 취업한 학생은 내가 원하던 직장이 아니라며 공기업 대기업 심지어 공무원 교사 자리까지 집어 던지고 나온다. 건실한 중소기업은 선택의 피해를 보고 늘 인력난에 허덕인다. 이러한 현상 또한 자신의 주관적 판단 없이 남들이 좋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의 공통점은 자신에게 안 맞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아는데 맞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이 대학에서 전공 선택이나 취업을 위한 직장선택이 어렵고 퇴직 후 할 일에 대해서도 잘 모른 채 방황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십대 시절 방황의 원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정신적인 공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우리가 필요한 것은 마지막 순간 까지 매번 나는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하고 살아갈까 하는 문제의식이다. 하고 싶은 일이란 성취되는 순간 사라지고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생겨 늘 새로움을 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퇴직이나 은퇴에서 새로운 삶을 위해서는 금전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부터 찾고 그 추진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행동의 결심도 그 결정이 정말 그리하고 싶은 일인지 되돌아보는 일이다.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사람은 행복을 아무리 기원해도 얻을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을 목표로 삼고 그것의 성취를 위하여 노력 할 때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남과 다른 자신만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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